혜림은 30대가 되자 오빠의 강요로 계속 선을 본다. 이제껏 평범하게 살았던 그녀는 딱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반짝이는 일탈을 꿈꾼다. 혜림은 출장 중 팀장인 이현과 원나잇을 보내고, 그에게 빠져들게 되는데…….
<본문>
“그러니까…… 만나보자고 했던 그 말이…….”
“고백이었어.”
“…….”
“진심을 담아 던진 고백.”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신혜림은 또 오해하겠지.”
혜림의 입술이 자그맣게 벌어졌다. 동시에 이현의 눈이 가늘어졌다. 연애를 한 지 벌써 일주일이 훌쩍 넘어가는데, 신혜림은 파트너인 줄로만 알았단다. 이 기가 막히고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혜림의 얼굴이 점점 붉게 달아오르며 기묘한 표정으로 변했다. 그 모습을 이현은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렇게 귀여운 표정으로 쳐다봐도, 이미 늦었다. 자신이 파트너 취급당한 것도 기가 막힌데, 이 여자는 자신을 잡아보려는 노력은커녕 곧장 선을 보러 갈 생각부터 하고 있었다. 괘씸죄가 추가되었다.
“팀장님…….”
혜림이가 넋이 나간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런데 신혜림씨는 나를 그렇게밖에 안 봤단 말이지.”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었다.
“파트너라…….”
그의 미끈한 미간이 구겨졌다.
“따라와.”
이현은 허리를 곧게 펴고서 혜림을 끌어당겼다. 어딜 가는 거냐고 묻듯이 쳐다보는 혜림에게, 이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벌 받으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