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시간입니다.
당신과 내가 나눈 시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시간.”
늘 반복되는 하라의 꿈.
온통 하얀 꽃이 흐드러진 들판,
그녀의 귓가에 부드럽게 들리는 남자의 속삼임.
지하철 성추행남으로 나타나 시도 때도 없이 하라의 몸을 더듬어 대는 가온의 입에서 나온 말, “운명은… 시간입니다.”
차마 갖겠다는 엄두도 내보지 못했던 사학과 존잘이자 다정한 선배, 지한의 입에서 나온 말, “운명은… 시간입니다.”
그 둘과 엮이면서 진전이 되어가는 하라의 꿈.
하라의 도움이 절실한 그 둘이 속한 세계의 운명.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 전생의 비밀을 풀고 진정한 인연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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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달래는 듯 부드러웠던 내 손가락들은 곧 흥분에 차서 그의 머리통을 껴안는다. 좀 더 강하게 자극해줬으면 좋겠다. 끌어당기는 나의 몸짓에 부응하듯, 그가 덥석 유두를 깨문다.
“…아!”
나는 탄성을 내뱉는다. 그의 콧날이 내 유방에 짓눌려 뭉개진다. 그 감촉이 미칠 것 같이 짜릿하다. 그는 잘근잘근 내 유두를 가볍게 문다. 뾰족하게 일어선 젖꼭지 끝에서 쾌락이 온몸으로 뿌리를 뻗는다. 그의 손이 뻗어가는 그 뿌리를 쫓아가듯이 내 몸을 헤치며 유린한다.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꿈꿨어.”
“운아…!”
나는 그의 이름을 부른다. 한 쪽 젖꼭지를 아이처럼 빨면서, 그는 내 다른 쪽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쥔다. 그러면서 그는 애타게 속삭인다.
“너를 안고 싶어서, 이러고 싶어서, 몇 번이나 미칠 뻔 했어.”
“아흑, 아아…!”
그가 자신의 고간을 내 몸에 내리누르고 있다. 묵직하게 내 몸 위에 얹히는 그의 체중. 그의 중심에서 딱딱하게 일어선 남성이 내 허벅지를 찌르고 있다.
나는 손을 뻗어 옷 위로 그것을 만진다. 불쑥 튀어나온 그것이 내 손가락에 갇혀 허덕인다. 그의 헐렁한 비단 바지 앞섶을 묶은 끈을 찾는다. 어서, 좀 더 가깝게, 좀 더 직접적으로 만지고 싶다.
몇 번의 서툰 손짓 끝에 끈을 풀어내고 그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는다. 마침내, 뜨겁고 딱딱한 그의 성기를 붙잡았다.
“허억…!”
그가 뱉어낸 낮은 신음은 내가 들어 본 중 가장 자극적인 소리였다.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몸을 흠칫 경직시킨다.
“나도 하고 싶었어…. 하악!”
내 말에도 가쁜 숨이 섞여 있다. 서로의 가장 예민한 속살을 자극하며, 우리들의 몸짓은 점점 더 격렬해진다. 서로의 살결을 거침없이 핥으며 우리는 서로의 중심을 맞추고 꿈틀거린다.
그의 뭉툭한 끝이 이미 젖을 대로 젖어 있는 내 갈라진 금에 문질러진다. 미끈한 느낌에 우리들은 정신없이 신음만 질러댔다. 남자와 여자가 만들어내는 가장 짜릿한 하모니.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슬픔과 흥분이 뒤섞여 있었다. 그의 어깨 너머 푸른 불빛들이 폭발하는 후광처럼, 불꽃놀이를 벌인다.
“아름다워….”
그는 애절하게 웃는다. 그대로 애원하듯이 쿡, 쿡… 내 다리 사이에 그의 물건을 찌른다. 최대한 다리를 벌렸다. 그를 받아들일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쉽사리 밀고 들어오지 않았다.
“아, 해 줘, 지금, 지금 해 줘….”
그는 고개를 숙여 내게 길게 키스한다. 우리들의 혀가 얽히고 그의 타액이 내 목구멍으로 넘어온다. 그의 손이 내 손을 잡아왔다. 나는 그가 어디로 날아가 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깍지를 끼고 그의 손을 꼭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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