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은 대학생일 때 복학생 선배 현호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가 술김에 고백하여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지게 된다. 두 사람은 7년 후 출판사 팀장과 신입사원으로 마주친다. 현호는 아랑과 재회한 후부터 비가 오면 잠들지 못하고 그녀를 찾는다. 아랑은 그런 그를 받아들이며 현호에게 상처받았던 만큼 복수하려고 하는데…….
<본문>
“……뭐해요? 지금?”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서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현호는 여전히 아랑의 어깨에 이마를 댄 체 말했다.
“위로받는 중.”
“…….”
“미안해.”
“…….”
“사과하는 중.”
“…….”
“……사랑해.”
“…….”
“고백하는 중.”
그의 목소리를 따라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다. 시선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세상이 아득하게 멀어졌다가 느릿하게 다가왔다. 세상이 한바탕 뒤바뀐 듯하다. 분명 방금 전과 같은 병실인데,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다. 온 몸이 아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