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은 부유한 환경에서 사랑받고 자란 막내딸이었지만, 7살 차이가 나는 오빠 흥태가 별안간 희귀병에 걸리면서 곤두박질치듯 끝없이 불행해진다. 흥태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사망하고, 아버지 또한 보험금을 받으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더는 무엇도 남지 않은 서인에게 찾아온 오빠 친구 태완. 그녀는 오랫동안 태완을 짝사랑했다. 그러나 그는 서인이 흥태의 병원비라고 준 500만 원을 돌려주며 그녀를 사겠다고 하는데…….
<본문>
“고작 오백?”
태완이 비웃었다.
“이걸로 부족하지. 내놓으려면 몇 억을 더 가지고 오던가, 그럴 자신 없으면 이깟 돈으로 자존심 부리고 가지 말았어야지.”
“…….”
“왜? 네가 돈 오백 던지고 가면, 내가 ‘유서인 자존심 세네.’하고 웃으면서 넘어갈 줄 알았어? 내가 그때도 그랬지? 앞으로 후회하지 말라고. 이런 걸로 날 건든 게 실수야.”
태완이 지갑에서 수표를 더 꺼냈다. 그걸로 부족한 듯 지갑에 있는 모든 현금을 다 꺼내 서인에게 내밀었다. 서인이 수표와 태완을 번갈아보았다.
“부족하면 더 말해.”
“……뭐하는 거예요, 지금?”
“이 정도면 너 하나정도 살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