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효운아. 나는 혼례 올리기 싫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당찬 포부도 가지고 있던 곱디 고운 효운의 누이, 명화.
그녀에게 혼례란 절망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누군가에 의해서 삶이 결정되고 자신만의 결정권이 송두리째 빼앗기는 삶에 슬퍼하던 누이를 대신해 인생을 바꿔 살기로 결심한 효운.
“누이, 바꾸자. 인생을 바꿔서 살자.”
후회하게 되더라도 제 인생 한 번 살고픈 욕심 때문인지 명화는 자신도 모르게 효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둘은 신부복을 바꿔 입었다.

쌍둥이 누나 명화대신 혼례식에 참여한 효운. 그저 누이가 안쓰러웠을 뿐이었다. 자신의 꿈을 맘껏 펼쳐보지도 못한 채, 누군가의 아내로 살아갈 누이가 안쓰러웠을 뿐인데 그래서 제안했을 뿐인데….

(중략)
“그러니까 우리 잘 살아봅시다.”
새신랑 원율은 제 신부를 부드럽게 달래며 촛불을 끄려 하고 있었다.
효운은 눈동자를 굴리며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원율이 들어오면 뭐라 말을 할지 거듭 생각하고 정리해두었었는데 지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촛불까지 끈다면 진정 끝장난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효운은 말을 하고 말았다.
“저, 실은!!! 그, 그게… 그...제가...제가 효운입니다.”
작은 목소리가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마냥 방 안에 퍼졌고, 원율은 몸이 굳은 채로 들은 말을 의심하며 다시 한번 제 앞에 있는 신부를 바라보았다.

저자소개

엘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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