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준을 만나면서 인숙은 새 삶을 찾은 것 같았다.
절절한 고백은 언제나 달콤한 최면 같았다.
“괜찮다면, 너만 괜찮다면… 너를 사랑하고 싶어. 세상 사람들이 다 팔불출이라고 놀려도 좋아. 너만 나를 받아준다면…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머릿속이 흔들렸다.
그의 고백에 감동을 받아서인지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내 삶에 섹스는 없을 거라는 충격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얼마든지요. 얼마든지….”
그가 대답을 듣고는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순간, 인숙은 죄책감이 들었다.
그의 동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