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잊은 척 살아가던 지우의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생각지 못한 말을 던진 그, 승주.
“내가 할 수 있는 성의는 다할게. 내게 10년만 빌려줘. 너의 십 년을.”
그 말에 지우는 승주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기로 한다.
바라는 대가는 없었다.
혼자 하는 사랑을 마음대로 실컷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낯설기 짝이 없는 승주의 배다른 동생을 돌보는 처지가 되었어도,
그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고용인이 되었어도
지우는 승주의 곁에서 그를 지켜보면서
그를 품는 것으로만 만족하는데…….